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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랄 화합물이란?

관리자
2023-08-17
조회수 1166

키랄 화합물이란?

키랄 화합물 (chiral compound)은 분자의 입체적 구조는 같으나, 거울상 이성질체 (enantiomer)가 존재하는 화합물을 지칭한다. 키랄 화합물은 키랄 중심 (chiral center)을 가지고 있으며, 칸-인골드-프렐로그 (Cahn-Ingold-Prelog) 순위 규칙에 따라 (R)-/(S)- 이성질체로 구분한다. 양쪽 이성질체가 1:1 동일 비율로 혼합되어 있는 것을 라세미체 (racemate)라 하며, 각각이 분리되어 있는 것을 키랄체라 한다.

왼손과 오른손의 모양과 구조는 같아 보이나, 거울을 가운데 놓고 오른손을 비추어 보이면 왼손 구조가 보이는 것처럼 이들이 거울상 이성질체 관계이며, 이 둘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서로를 겹칠 수 없으며, 이는 왼장갑을 오른손에 끼울 수 없는 것, 그리고 오른손잡이 골퍼가 반대손용 골프채로 경기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화합물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거울상 이성질체들이 다른 생리학적 효능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자연계에서 흔하게 얻어지는 아미노산인 (L)-글루탐산 (glutamate)은 조미료의 주성분으로서 음식의 맛을 내는 데 흔하게 사용되지만, 반대쪽 이성질체인 (D)-글루탐산은 미각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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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에 사용되는 입체 이성질체의 경우, 맛의 차이 정도가 아닌 더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고혈압약인 프로프라노롤 (propranolol)의 경우, (S)체만 효과가 있고 (R)체는 약 활성이 없는데, 약효 유무만이 아니라 부작용의 존재 여부 등의 차이 또한 거울상의 차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 키랄 화합물의 합성, 분리 및 분석 기술 (chirotechnology)이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전인 1956년에 수면 및 안정제로 발매된 라세미체 탈리도마이드는 만 명 이상의 기형아 출산을 야기했는데 (탈리도마이드 스캔들), 이는 (R)-탈리도마이드가 수면/진통 효과를 나타내는 반면, (S)-탈리도마이드가 태아 기형을 야기시키기 때문이다.

당 사건 이후 키랄 화합물에 관한 숱한 연구들이 진행되었으며, 키랄 화합물의 합성 및 정밀 분석 기술이 개발되어 왔다. 1998년 미국 FDA에서는 (R)/(S) 이성질체들을 각기 다른 물질로 규정지었으며, 허가 전 각 이성질체의 효능 및 독성을 입증하도록 하였다. 그 전에 허가받은 약물들 중에 약용 허가는 받았으나 부작용이 비교적 심한 라세미체 약물의 경우, 약효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거나 없는 키랄 이성질체만을 고순도로 합성한 키랄 스위치 (chiral switch) 약물로써 새로 허가 받기도 한다. 가령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해열진통제인 이부프로펜 (Ibuprofen)의 경우 (S)체는 수면/진통 효과를 나타내는 반면, (R)체는 약효과 1/3 가량에 때때로 위장 장애를 야기하는데, 이와 같이 부작용이 적은 경우에는 라세미체 약물을 그대로 판매하나, 해당 부작용에 큰 영향을 받는 환자의 경우 (S)체만을 사용한 덱시부프로펜 (dexibuprofen)을 라세미체에 비해 높은 값을 주고 복용하기도 한다.

많은 경우 라세미체 부작용은 더 심하며, 많은 약물들이 키랄 약물로써 새로 허가를 받아 판매된다.

상기 이유로 인해 키랄 순도의 분석은 매우 중요하다.



키랄 컬럼 기술의 개발

키랄 컬럼이 없었던 수십 년 전에는 키랄 화합물의 순도 측정에 편광분석기 (polarimeter)를 사용했다. 이는 1769년 와인에서 추출한 흰색 결정체로 처음 발견된 주석산 (tartaric acid)을 1832년에 연구한 결과, 빛을 좌측으로 편광시키는 성질을 확인한 것으로부터 유래하였으며, 이후 키랄 화합물 각각의 편광 방향에 따라 L- (왼쪽, levorotatory) / D- (오른쪽, dextrorotatory)을 붙여 각각을 구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농도, 순도, 온도 등의 변인으로 인해 오차가 크기 때문 (~수 %)에 현재는 정밀한 순도 분석이 필요할 때는 사용하지 않고, 화합물의 절대 입체 구조 (absolute stereoisomer)나 대략적인 키랄 순도만을 확인할 때 사용된다.

최초의 키랄 컬럼은 1938년 핸더슨 팀이 개발한 락토스 고정상 CSP (키랄 분리제, chiral stationary phase)으로 제작되었으며, 본격적으로 상업화된 컬럼은 1970년대에 미국 일리노이 대 Pirkle 교수가 개발한 Pirkle type 컬럼과 1980년대 중반 일본 오사카 대학교 Okamoto 교수의 다당류 컬럼이다. 그 외에는 사이클로덱스트린 (cyclodextrin), 키닌류 알칼로이드, 폴리펩타이드 (polypeptide), 당화 펩타이드 (glycopeptide) 항생제의 일종인 반코마이신 (vancomycin) 등이 CSP로 사용되었다. 대한민국의 경우, 부산대학교 현명호 교수와 조선대학교 이원재 교수가 개발한 crown ether 기반의 고정상 키랄 컬럼이 있으며, 당사 기술진이 이를 2001년에 국내 최초로 상업화하여 해외에 수출하였다.

현재 Pirkle 교수 기술 기반의 Registech (미국), Okamoto 교수 기술 기반의 Daicel (일본) 사 등에서 다양한 범용 및 특수 목적의 키랄 컬럼을 판매하고 있다. 당 회사들의 특허는 현재 만료된 상태로, YMC (일본), phenomenex (미국), Thermo fisher (미국) 등에서 제네릭 (generic) 키랄 컬럼이 공급되고 있으나, 아직은 제조 기술의 장벽이 높은 상태기에 소수 회사들이 공급을 좌지우지하는 실정이고, 서로 간의 경쟁도 격렬하지 않기에 판매 가격이 비싸며, 특히 자체적인 키랄 컬럼 생산 능력을 보유하지 못한 대한민국 등의 국가의 경우, 다단계의 유통 구조로 인해 소비자들이 더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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